임신성 당뇨병
그냥 놔두면 조산·거대아 출산 우려
오는 7월 중순 출산 예정인 류정욱(32)씨. 한달 전쯤 병원에 들렀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혈당수치를 보니 임신성 당뇨병입니다.' 부쩍 입맛이 당기고 소변이 잦아져 약간 이상하다고는 느꼈지만,당뇨병 탓일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터다. 더군다나 뱃속에 든 아이는 또 어떻게 되는 건지…. 류씨는 최근 잠을 못이루고 있다.
임신성 당뇨병에는 적절한 운동(사진 오른쪽)이 도움이 된다. 사진 위쪽은 한 산모가 의사로부터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 임신성 당뇨병이란
임신성 당뇨병은 말 그대로 임신 중에 발생했거나 발견된 당뇨병을 말한다. 직계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지나치게 비만인 사람들은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원인을 살펴보자.
산모는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면 태반에서 태아성장에 필요한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프로게스테론,태반 락토겐 등이 그러한 호르몬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호르몬들이 몸속 인슐린 작용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혈당이 초래되기 쉽다.
대부분의 산모라면 이때 췌장에서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해 혈당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시키지만 일부 산모들은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일이 있다. 결국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임신성 당뇨병이 되는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100명 중 3~4명 정도가 이 질환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출산 횟수를 약 50만건으로 보았을 때 1만5천명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는 셈이다.
임신성이니까 출산하면 괜찮겠지 하겠지만 그게 또 아니다. 각종 연구에 의하면,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를 5~20년 추적관찰한 결과 50% 정도가 여전히 당뇨병으로 진단되었다고 한다.
# 산모와 태아는
임신성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은 산모와 태아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산모의 경우 양수과다증,고혈압성질환,부종,조산,난산 등이 우려된다.
임신성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고 놔둘 경우 태아와 관련된 문제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거대아(4㎏ 이상)를 낳는다든지,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이 나타난다든지,저칼슘·저혈당 증세를 보인다든지 하는 게 대표적이다.
# 진단은
산부인과병원에선 산모들을 대상으로 임신 24~28주 사이에 임신성 당뇨병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방법은 두 차례로 나뉜다.
우선 식사와 관계없이 50g의 포도당을 먹인 후 1시간째 혈당이 140㎎/㎗ 이상인지를 검사한다. 만약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면 정밀검사에 들어가는데,공복 혈당을 측정한 후 100g의 포도당을 먹이고 1·2·3시간째의 혈당을 측정한다. 이렇게 총 4번 측정한 수치 중 2개가 기준치(시간별로 다르다)를 초과하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간주한다.
# 치료는
우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 게 급선무다. 그렇다고 혈당수치를 줄일 목적으로 무조건 식사량을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태아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식사 요령으로는 적게 여러 차례 먹는 게 기본. 끼니별로 보면 3식 2간식이나,3식 3간식이 적당하다.
운동은 지치지 않을 정도의 유산소운동이 제격. 자궁이나 태반에 부담을 주는 운동이나 라켓볼 배구 농구 스키 등 근육·관절·인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종목은 빠르게 걷기다. 식후 30분 정도 지난 후 20~30분 정도씩 하루 2회 시행하면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도 혈당이 계속 높다면 인슐린 주사로 치료를 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20%가 여기에 해당된다. 주사 치료는 1일 4회 본인이 하는 게 일반적인데,이를 위해 해당 산모는 병원에 입원해 인슐린 용량조절과 주사 놓는 법 등을 배우게 된다.
# 분만 후 관리는
혈당이 임신의 영향을 벗어나는 데는 분만 후 6~8주가 걸린다. 이 무렵 병원에서 당뇨병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경구당부하검사를 하게 된다. 수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1년에 한번은 혈당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산후 비만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려면 분만 3달 후부터 하되 그전까지는 임신 때처럼 빠르게 걷기가 무난하다. 산후조리용으로 먹는 음식 중에선 잉어나 가물치 엑기스,녹용,흑염소 등을 멀리하는 게 좋다. 꿀이나 대추도 마찬가지. 이런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여지가 있다.
임신성 당뇨병
'♣ 정보·상식 모음 ♣ > ☞ 의학상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종양성 난소낭종 (0) | 2008.01.05 |
---|---|
난소종양 (0) | 2008.01.05 |
임신비만?…영양섭취 지나치면 당뇨-고혈압 (0) | 2008.01.04 |
임신-출산에 대한 속설 따라잡기 (0) | 2008.01.04 |
임신부에 좋은 여름 운동은 수영 (0) | 2008.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