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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병원<7>대장항문 전문병원―송도병원

짜로 2008. 1. 11. 00:17

《“대장항문질환요? 1980년대만 해도 외과 의사들도 기피하는 질환이었는데 지금은 인기 과목이 됐습니다.”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서울 중구 신당동 송도병원의 이종균 이사장은 20여 년 전만 해도 많은 외과 의사들이 대장항문 분야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치질, 치루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대부분 민간요법을 찾을 때였다.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무면허 의사를 찾아 치질 부위에 주사를 맞거나 인위적으로 실로 묶는 치료를 받았다. 송도병원은 1987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 출발했다. 개원 당시 3명이었던 대장항문 전문의는 현재 30명으로 늘어났다. 이 이사장은 “1980년대만 해도 일본에선 이미 대장항문 전문병원이 곳곳에 생기고 있었다”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장항문병원을 열자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와 수술을 하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송도병원은 1994년 병원을 확장해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 국내 치질 수술 건수 1위

송도병원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30대 질환 병원’ 중 치질 분야에서 2006년 9037건을 시술해 대학병원과 대형 종합병원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직장암 수술 분야에서는 5위, 대장암 분야에서는 9위를 차지했다.

개인병원인데도 대장암 직장암 분야에서 수술 건수가 많아진 것은 1999년 대장암 권위자인 김광연 박사를 영입하면서부터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북삼성병원에서 대장항문질환을 오랫동안 진료했던 김 박사는 현재 송도의료원장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 대장·직장암은 배를 메스로 열어 수술하는 개복 수술보다는 배에 0.5∼1cm 크기의 구멍을 뚫어서 하는 복강경 시술을 많이 한다. 개복 수술보다는 수술 부위가 작어 입원 기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김 의료원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장·직장암 수술은 복강경으로 바뀌는 추세에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5∼10년이 지나면 복강경 시술이 대세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술도 서비스다’ 무료 재수술 도입

송도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수술 중 대부분 헤드폰을 낀다. 헤드폰에서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치질 수술은 전신마취가 아니라 척추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환자의 몸은 수술 부위를 제외하고는 깨어 있는 상황이므로 환자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30분 동안 음악을 몇 곡을 듣는 사이에 수술은 끝난다.

또 ‘수술한 환자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원칙하에 만약 수술 후 재발하면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무료로 재수술을 해 준다.

이 이사장은 “재발 환자가 생기면 누구보다 의사인 내가 먼저 재발 원인을 알고 싶기 때문에 무료 재수술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재발 원인을 분석해보면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변기에 앉아서 책을 보는 등 잘못된 배변 습관과 잦은 과음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배변 습관과 잦은 과음으로 인한 재발은 환자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하기 때문에 무료 재수술에서는 제외된다.

○ 몽골에 대장항문병원 개원

송도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도심에 실버타운을 설립했다. 1998년 100가구 규모의 도심형 실버타운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강서구 가양동에 4번째 실버타운인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를 열었다. 송도병원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은 ‘청와대 민원도 안 통한다’고 할 정도로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입주하기 위해서는 신청한 후 3, 4년을 기다려야 한다.

김 의료원장은 “시 외곽 지역에 있는 실버타운은 입주한 노인들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도심지역에 실버타운이 있으면 자식들이 자주 찾아올 뿐만 아니라 노인들도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년여 준비 끝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대장항문병원과 검진센터를 개원했다. 몽골의 의료사정은 우리나라 1960, 70년대와 비슷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가 어려운 곳이다. 몽골에 설립한 병원은 대장항문 검사·치료 장비뿐만 아니라 대장내시경, 자기공명영상(MRI)촬영장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검진장비도 완비했다.

송도병원은 몽골 외에 현재 캄보디아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